넓고 마른 모래밭에 서서 양손을 허리에 얹고 해변 끝 산자락 쪽을 바라보는 분홍 집업 차림의 여자의 뒷모습, 왼쪽으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오전 11시 37분, 밧개해수욕장.11:37 a.m., Batgae Beach.
충남 태안 안면도 · 2012년 10월 14일 일요일Anmyeondo, Taean · Sunday, 14 October 2012

밧개의 바람,
방파제의 오후
Wind at Batgae,
an afternoon on the breakwater

안면도 둘째 날은 숯불 앞에서 끝난 첫날의 데크에서 멀지 않은 밧개해수욕장에서 시작했다. 오전 11시 반 무렵, 바람이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끌고 가는 넓은 모래밭을 번갈아 걸으며 서로를 찍었다. 점심에는 안면읍 방포로의 식당에서 해물탕을 끓였고, 오후 2시가 넘어 섬을 나온 뒤에는 남면 당암리 근처의 돌 방파제에 들렀다.

Our second day on Anmyeondo began at Batgae Beach, not far from the deck where the first day ended at the coals. At around half past eleven we took turns walking across the wide sand while the wind dragged our hair to one side, photographing each other. Lunch was a seafood stew bubbling at a restaurant on Bangpo-ro in Anmyeon-eup, and after two, once we were off the island, we stopped at a stone breakwater near Dangam-ri in Nam-myeon.

01 · 오전 11시 26분 — 11시 29분01 · 11:26 — 11:29 a.m.

바람이 먼저 와 있었다The wind got there first

모래 위에 물기가 얇게 남아 하늘이 비쳤다. 한 사람이 바다 쪽으로 서면 다른 사람이 카메라를 들었다. 바람이 세서 긴 머리는 자꾸 얼굴을 덮었고, 손으로 눌러야 했다. 짧은 머리도 정수리부터 일어섰다.

A thin film of water still lay on the sand and the sky showed in it. One of us would stand facing the sea while the other held the camera. The wind was strong: long hair kept blowing across a face and had to be held down by hand, and even short hair stood up from the crown.

바다 앞에서 한 손으로 바람에 날리는 긴 머리를 누르며 눈을 찡그린 채 옆을 보는 분홍 집업 차림의 여자, 뒤로 하얀 파도와 숲이 덮인 곶
11시 26분.11:26 a.m.
바람에 머리카락이 정수리부터 솟은 채 고개를 숙여 발밑을 내려다보는 갈색 후드 차림의 남자, 뒤로 얕은 물이 고인 모래와 파도
11시 28분.11:28 a.m.
해변에서 찍은 셀카, 활짝 웃는 갈색 후드 차림의 남자와 그 어깨에 기댄 채 손바닥으로 햇빛을 가린 분홍 집업 차림의 여자, 뒤로 바다와 숲이 덮인 곶
11시 29분.11:29 a.m.

11시 29분, 둘이 함께 들어간 셀카에서 한 사람은 활짝 웃었고, 한 사람은 손바닥으로 햇빛을 가렸다.

At 11:29, in a selfie with both of us in it, one grinned widely and the other shaded her eyes with her palm.

02 · 오전 11시 37분 — 11시 38분02 · 11:37 — 11:38 a.m.

마른 모래 쪽으로Onto the dry sand

10분쯤 뒤 해변을 따라 조금 남쪽으로 옮기자 모래가 노랗게 말라 있었다. 앞서 걷는 뒷모습은 해변 끝 산자락 쪽을 향해 작아졌다가, 30초 사이에 다시 가까워졌고, 마지막 장에서 어깨 너머로 돌아봤다.

About ten minutes later we had moved a little south along the beach, where the sand was dry and yellow. The figure walking ahead grew smaller towards the headland at the end of the beach, came close again within thirty seconds, and in the last frame looked back over her shoulder.

  1. 11:37:58
    넓은 모래밭 한가운데로 해변 끝 산자락을 향해 걸어가는 분홍 집업 차림의 여자의 작은 뒷모습, 왼쪽으로 파도
    멀어지고Walking away
  2. 11:38:19
    바람에 긴 머리카락이 크게 흩날리는 여자의 뒷모습을 가까이에서, 앞으로 파도와 해변 끝 곶
    가까이Close behind
  3. 11:38:29
    모래밭에서 어깨 너머로 돌아보며 살짝 웃는 분홍 집업 차림의 여자, 뒤로 파도와 숲이 덮인 산, 멀리 해변의 사람들
    돌아보다Looking back
얕은 물이 고인 모래 위, 손끝에 집어 든 소라게가 껍데기 밖으로 다리를 내민 모습, 옆에 흰 조개껍데기 조각과 작은 고둥 껍데기
11시 46분, 발밑에서.11:46 a.m., at our feet.
03 · 오전 11시 46분 — 오후 12시 41분03 · 11:46 a.m. — 12:41 p.m.

발밑의 소라게, 냄비 속 해물A hermit crab, then a pot of seafood

11시 46분, 얕은 물이 고인 모래에서 소라게를 찾았다. 손끝에 들어 올리자 껍데기 밖으로 다리를 내밀었고, 사진을 찍은 뒤 다시 물 고인 모래 위에 내려놓았다.

At 11:46, in the shallow water over the sand, we found a hermit crab. Lifted between fingertips it put its legs out of the shell; after a picture it went back down onto the wet sand.

점심은 안면읍 방포로의 식당. 휴대용 버너 위 냄비에 새우와 게, 팽이버섯과 파를 얹은 해물탕이 끓었다.

Lunch was at a restaurant on Bangpo-ro in Anmyeon-eup. On a portable burner, a pot of seafood stew topped with prawns, crab, enoki mushrooms and spring onion came to the boil.

휴대용 버너 위 냄비에서 끓는 해물탕, 큰 새우 두 마리와 게, 팽이버섯과 파, 붉은 국물 위로 오르는 김
12시 41분.12:41 p.m.
04 · 오후 2시 17분 — 2시 20분04 · 2:17 — 2:20 p.m.

낚싯대 사이에서Among the fishing rods

오후 2시 17분, 섬을 나와 남면 당암리 근처의 바닷가에 섰다. 돌을 쌓은 방파제 곳곳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있었고, 텐트도 쳐져 있었다. 하늘은 아침보다 맑았고, 물 위로 작은 배가 지나갔다.

At 2:17 p.m., off the island now, we stood by the sea near Dangam-ri in Nam-myeon. All along the breakwater of piled stone people had their lines in the water, and tents were pitched among them. The sky was clearer than in the morning, and a small boat crossed the water.

돌 방파제 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의 뒷모습 너머 잔잔한 파란 바다, 부표 사이를 지나는 작은 배와 멀리 낮은 섬들
2시 18분.2:18 p.m.
돌 방파제에 쳐진 주황 텐트와 낚시하는 사람들, 건너편 물가의 건물과 주차된 차들, 낮은 산
2시 17분.2:17 p.m.
밝은 역광 속 셀카, 흰 티셔츠 차림으로 웃는 남자와 선글라스를 머리에 얹은 여자, 바람에 날린 머리카락이 두 얼굴을 가로지름
2시 20분.2:20 p.m.

2시 20분, 마지막 셀카에서도 바람에 날린 머리카락이 두 얼굴을 가로질렀다.

At 2:20, in the last selfie, wind-blown hair still lay across both our faces.

서해대교를 건너 숯불 앞까지 간 첫날에 이어, 안면도의 이틀은 바람 속 해변과 방파제에서 끝났다.

After a first day that ran from the Seohae Bridge to the coals, our two days on Anmyeondo ended on a windy beach and a breakwater.

밧개해수욕장Batgae Beach

밧개해수욕장은 안면도 서쪽 해안,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에 있다. 같은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방포와 꽃지가 이어진다.

Batgae Beach is on the west coast of Anmyeondo, in Anmyeon-eup, Taean-gun, Chungcheongnam-do. Further south along the same coast lie Bangpo and Kkotji.

2012년 10월 14일 · 안면읍 밧개해수욕장 → 안면읍 방포로 → 남면 당암리 근처 방파제14 October 2012 · Batgae Beach, Anmyeon-eup → Bangpo-ro, Anmyeon-eup → a breakwater near Dangam-ri, Nam-myeon

이야기를 남겨 주세요

NO STANDING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